[테러크루] 장마철
장마철 살인적인 더위다. 이런 날에는 늘 초커가 손에서 미끄러지곤 했다. 땀에 젖어 끈적한 손으로 힘없이 늘어진 기타 줄을 튕겨봤자 별다른 재미는 없었다. 이미 죽어버린 연주는 더위를 날릴 만한 성취감은 커녕 습도 때문에 더러워진 기분조차 나아지게 하질 못한다. 연습하겠다고 기껏 모였더니 날씨가 이모양이다. 덜 뜨거웠던 아침에 모여서인지 더위가 이정도까지일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순식간에 기분이 땅바닥까지 내려꽂힌 키사라기는 벌써부터 표정이 시큰둥해졌다. 사사키 역시 구슬땀을 흘리고 있지만 표정만큼은 평온하다. 실질적으로 연습을 주관하는 건 보컬인 사사키였기 때문에 사사키가 이렇게 올곧은 자세로 연습을 계속하면, 못 이기는 척 따라 줄 수 밖에 없다. 키사라기는 신경질적으로 바닥을 발로 탁탁 두들기며 언..
MAKE 2/TEXT
2016. 6. 24. 02:40